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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문이당 Book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저
문이당

<아내가 결혼했다>는 도발적이다.
1인칭 소설이 이 책에서 화자인 덕훈은 평범한 영업관리사원이고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이들의 사랑은 그리 평등하지는 않아 보인다. 소설의 초반부에 결국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아내는 다른 남자와 '또' 결혼을 하니까 ?



결국 이 소설의 표면은 '일처다부제' 또는 '폴리아모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폴리아모리'는 따지고 보면 우리가 거듭해서 만나는 멜러드라마의 삼각 관계의 결혼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여자가 있고 그녀를 사랑하는 두 남자가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설정이 조금 다르지만 또 그것이 꽤 급진적인 것은 그런 관계가 '결혼 제도'라는 틀거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 소설은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신성화된(늘 가족주의로 마무리되는 할리우드의 그 많은 영화들을 보라 !) 현대 가족주의 더 구체적으로는 '결혼 제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일처일부제'라는 과연 금과옥조인가 ? 우리가 알고 있는 결혼 제도는 과연 불가침의 영역인가 ? 이미 가족의 형태는 다양하게 긍정되어야 하는가 ? 라는 문제가 즐겁고 경쾌한 문체 안에 살아있다. 

우리의 주인공 덕훈이라는 인물은 지극히 상식적인 세계관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축구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아내와 아이를 가슴 속으로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가 대개 그렇듯 '사랑은 사랑이고 힘든 것은 힘든 것'이라고 인정할 줄 아는 솔직함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작가는 그런 덕훈이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 시대의 '가족'이라는 문제를 질문한다. 

소설에서 잠시 언급되고 있지만  덕훈의 가족력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익숙하다.
 그의 아버지는 조강지처를 두고 한 없는 바람끼를 주체하지 못해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던 인물이었고, 그의 두 누이들은 그런 아버지 덕에 남편들의 작은(?) 바람끼를 참지 않고 바로 이혼에 이르렀으며(둘째 누이는 이혼을 두 번 한다), 그의 작은형은 바람을 피다가 이혼 직전의 위기에 이르게 된다.
 잘 보면 우리가 머리 속에서 '온전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이상이라는 것이 이 부분에서 드러난다. 결국 열려진 가족의 개념에서 보자면 이 책에서 제시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과연 문제이고 더 나아가 '결혼 제도'라는 것이 온당한가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 의식을 지녔지만, 정작 소설은 경쾌하고 즐겁다. 축구를 통해 자신의 삶을 통찰했던 '열혈 아스널 팬' 닉 혼비의 <피버 피치>의 주인공처럼 우리의 주인공은 열혈 축구팬이자 '레알 마드리드'와 '지단'의 팬이다. 소설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축구에 대한 인용은 인생과 결혼으로 비유되며 이런 접근은 꽤 가볍고 경쾌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덕현은 무겁게 입을 다물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싫어하는 사람을 애써 좋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거리낌없이 자신의 속내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그는 진심으로 아내의 두번째 남편을 질투하고 있는 소심한 현대인에 불과하다. 그가 쏟아내는 질투의 표현들은 생생하고 (남의 일이기에) 즐겁기까지 하다. 그는 죽기보다 싫은 일을 감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박현욱의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지만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책 뒷면에 나온 추천의 글에 나온 것처럼 이 책은 가독성이 매우 좋다. 화자의 이야기를 신나게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오래간만에 만난 매우 즐겁고 조금은 씁쓸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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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가 결혼했다 - 발칙한 상상 2008/01/17 12:31 #

    아내가 결혼했다. 문학상 당선작이고 제목이 발칙하여 호감이 간 책이다. 토요일에 사서 일요일에 다 읽었으니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아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제목의 낚시질과 세간에 떠도는 말 때문에 샀는데 다른 사람들의 인식은 별반 좋지 않다. [사진 출처 : 재능세공사의 아지트 - 열정재능연구소 ] 아내가 결혼했다 남자가 두 여자를 사랑하는 것을 許할 수 있을까? 여자가 두 남자를 사랑하는 것을 許할 수 있을까? 내가 그 남자라면 그......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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