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머 데이비스 감독의 1956년작 <주벨>은 아마도 서부 영화 사상 최강의 찌질한 히어로가 출연하는 영화일 것 같다.
델머 데이비스는 안소니 만과 더불어 포드의 정통 웨스턴이 부재하던 시절에 소위 '수퍼 웨스턴'이라는 심리적 웨스턴 영화들을 발표하고는 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영화가 최근에 리바이벌 된 <결단의 3:10>이라고 할 수 있다. <결단의 3:10>에는 존 포드와 하워드 혹스의 웨스턴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히어로가 등장하는데, 그 영화의 주인공 반 헤플린은 무법자 글렌 포드를 호송하는데 있어서 동기는 오직 '돈'이며 남성적 주도권을 놓고 글렌 포드에게 지속적으로 떠밀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영화 속의 묘사를 용납할 수 없었던 하워드 혹스가 비슷한 이야기지만 전혀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히어로를 등장시키는 <리오 브라보>를 만들었던 것은 그런 연유였다.
한편 <주벨>은 조금 더 나아가는데, 영화 제목과 같은 이름의 주인공인 주벨(글렌 포드)는 웨스턴의 세계는 물론 5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기준에서도 꽤 찌질한 히어로다.
이 영화에서 주벨이 총격적을 벌이는 장면은 딱 한 번 등장하는데, 그나마 그가 죽이게 되는 대상은 공동체를 위협하는 악당이 아니라 자신을 세상에서 두번째로 인정해준 친구인 어네스트 보그나인이다. (첫번째는 영화 속에는 등장하지 않는 주벨의 아버지)
통상적으로 웨스턴의 구성이 영웅이 공동체를 보호하고 훌쩍 떠난다는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주벨>은 무척이나 파격적인 웨스턴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 주벨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산비탈에서 굴러떨어지는 모습이고 빈사 상태에 빠져 있는 그를 목장주인 어네스트 보그나인이 구해주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호인인 보그나인은 주벨을 지속적으로 신뢰하고 믿어주는데, 문제는 보그나인의 부인인 여인네가 주벨에게 추파를 던지고 또 한 때 그 여인네와 통정을 나누었던 또 다른 카우보이 로드 스타이거가 주벨을 질투한다는데 있다. 다시 말하자면 엄밀히 말해 이 영화는 웨스턴 영웅담이라기보다는 통속적인 멜러물의 속성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 속의 영웅인 '주벨'에게 닥쳐온 위기는 일반적인 웨스턴의 정반대 요소 즉 내부로부터 비롯되며 그것은 남녀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외부로부터 유입된 세력 - 청교도 집단 과 또 다른 카우보이를 연기한 찰스 브론슨-이 주벨에게는 더욱 호의적인 인물들이다.
<주벨>은 웨스턴의 전형성을 벗어나려고 했던 델머 데이비스의 또 다른 통찰력을 보여준다. 알의 글에서 '찌질'하다고 표현했지만 <결단의 3:10>과 마찬가지로 델머 데이비스 웨스턴 영웅들은 그로 인해 유약하지만 현대적인 개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주벨(Jubal)
감독 : 델머 데이비스
주연 : 글렌 포드, 어네스트 보그나인, 찰스 브론슨
감상 매체 : DVD
델머 데이비스는 안소니 만과 더불어 포드의 정통 웨스턴이 부재하던 시절에 소위 '수퍼 웨스턴'이라는 심리적 웨스턴 영화들을 발표하고는 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영화가 최근에 리바이벌 된 <결단의 3:10>이라고 할 수 있다. <결단의 3:10>에는 존 포드와 하워드 혹스의 웨스턴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히어로가 등장하는데, 그 영화의 주인공 반 헤플린은 무법자 글렌 포드를 호송하는데 있어서 동기는 오직 '돈'이며 남성적 주도권을 놓고 글렌 포드에게 지속적으로 떠밀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영화 속의 묘사를 용납할 수 없었던 하워드 혹스가 비슷한 이야기지만 전혀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히어로를 등장시키는 <리오 브라보>를 만들었던 것은 그런 연유였다.
한편 <주벨>은 조금 더 나아가는데, 영화 제목과 같은 이름의 주인공인 주벨(글렌 포드)는 웨스턴의 세계는 물론 5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기준에서도 꽤 찌질한 히어로다.
이 영화에서 주벨이 총격적을 벌이는 장면은 딱 한 번 등장하는데, 그나마 그가 죽이게 되는 대상은 공동체를 위협하는 악당이 아니라 자신을 세상에서 두번째로 인정해준 친구인 어네스트 보그나인이다. (첫번째는 영화 속에는 등장하지 않는 주벨의 아버지)
통상적으로 웨스턴의 구성이 영웅이 공동체를 보호하고 훌쩍 떠난다는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주벨>은 무척이나 파격적인 웨스턴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 주벨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산비탈에서 굴러떨어지는 모습이고 빈사 상태에 빠져 있는 그를 목장주인 어네스트 보그나인이 구해주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호인인 보그나인은 주벨을 지속적으로 신뢰하고 믿어주는데, 문제는 보그나인의 부인인 여인네가 주벨에게 추파를 던지고 또 한 때 그 여인네와 통정을 나누었던 또 다른 카우보이 로드 스타이거가 주벨을 질투한다는데 있다. 다시 말하자면 엄밀히 말해 이 영화는 웨스턴 영웅담이라기보다는 통속적인 멜러물의 속성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 속의 영웅인 '주벨'에게 닥쳐온 위기는 일반적인 웨스턴의 정반대 요소 즉 내부로부터 비롯되며 그것은 남녀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외부로부터 유입된 세력 - 청교도 집단 과 또 다른 카우보이를 연기한 찰스 브론슨-이 주벨에게는 더욱 호의적인 인물들이다.
<주벨>은 웨스턴의 전형성을 벗어나려고 했던 델머 데이비스의 또 다른 통찰력을 보여준다. 알의 글에서 '찌질'하다고 표현했지만 <결단의 3:10>과 마찬가지로 델머 데이비스 웨스턴 영웅들은 그로 인해 유약하지만 현대적인 개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주벨(Jubal)
감독 : 델머 데이비스
주연 : 글렌 포드, 어네스트 보그나인, 찰스 브론슨
감상 매체 :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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