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 장 커의 <스틸 라이프>와 <동> 영화 보고 주절 주절





지아장커의 걸작 <스틸 라이프>의 국내판 DVD에는 장편 극영화인 <스틸 라이프> 외에도 이 극영화의 모티프가 된 다큐멘터리 <동>이 수록되어 있다.
이 DVD의 음성 해설을 맡고 있는 영화 평론가 정성일은 음성 해설의 서두에서 <스틸라이프>와 <동>의 연관성을 언급하면서 지아장커는 <동>을 먼저 보고 <스틸라이프>를 볼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난 <스틸 라이프>를 먼저 보고 <동>을 봤고 그 다음에 <스틸라이프>의 음성 해설 즉 정성일의 음성 해설을 봤다.


글쎄 요즘 내가 워낙 게을러져서 도통 아트하우스 계열의 영화는 거의 손대지 않았지만 적어도 <스틸라이프>는 처음보다는 두번째 감상의 울림이 큰 영화이기는 하며 더불어 <동>을 보고 나면 더욱 좋은 영화적 체험을 주기는 한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이 영화들을 보게 되면서 비디오 시절 녹화해 두었던 <소무, 1997>까지 꺼내 봤으니 나름 감흥이 컸다고 할까 ?

사실 난 <스틸라이프>에 관한 어떤 소개 글도 보지 않았고 지아 장커의 영화 자체를 처음 본 경우다. 그래서 이 감독이 무엇을 표현하고자 한 것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었다고 할 수 있는데(물론 이름 정도야 알았지만...) 이 영화를 되돌아 생각해 보면 어떤 중국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진짜 중국과 중국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나 할까 ? 더욱이 그 진실이 시적 리듬과 정물화의 구도로 스크린에 투영되니 말이다....

* 진정 알아야 할 중국의 현실

<스틸라이프>의 첫 장면은 영화의 2/3를 책임진 산밍이 산샤에 들어서는 쓸쓸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산밍이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함께 산샤를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스틸라이프>는 기본적으로 스토리 텔링에 경도된 영화가 아니다. HD로 촬영된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느슨한 편인데 그 안에 절절한 절망감의 여백이 가득하다.
지아장커는 <스틸 라이프>를 촬영하게 된 계기는 그의 친구인 화가 리샤이동의 여정을 다룬 중편 다큐멘터리 영화 <동>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진행되었는데, 실제로 <동>의 장면 일부는 <스틸 라이프>에도 고스란히 등장하기도 한다.

일단 <동>은 당대의 지식인인 리샤이동과 지아장커가 만나는 처절한 중국인들의 현실을 별다른 인과관계 없이 생짜로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는 과묵하게 산샤에 들어온 리샤이동의 모습을 쫓고 그가 철거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그리고 그 노동자 중 한 사람의 돌연 사망과 그의 가족과의 만남 그리고 노동자들을 그리기를 포기하고 태국에서 여인들의 그림을 그리는 리샤이동의 여정을 따라간다.
<동>은 기본적으로 낯설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친절한 다큐멘터리의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한다. 일체의 나레이션이나 별다른 자막 없이 마치 면 대 면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직접적으로 고단한 사람들의 일상으로 카메라가 들어가 버린다.

<스틸라이프>에서도 지아장커는 인물과의 거리감을 유지한다. 지아장커는 인물들과의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늘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이 거의 시적인 경지에 이른 영화가 <스틸라이프>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산밍의 태도는 거의 일마즈 귀니의 <욜>의 주인공에 맞먹는 과묵함을 선보이지만 <스틸라이프>에서 이 과묵하지만 매력적인 주인공인 산밍의 얼굴은 정면 클로즈업으로 (내 기억이 맞다면) 거의 보여지지 않는다.
하긴 이 영화의 주인공 산밍과 센홍을 딱히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정성일의 말처럼 이들은 그냥 '산샤에 왔다 떠나는 사람들'이다.

<스틸라이프>는 형식적으로 현재의 중국의 현실을, 댐 건설로 150만명 이상이 떠날 수 밖에 없는 산샤 주민들의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하지만 <스틸라이프>의 위대함은 사람들의, 진짜 사람들의 삶 속에서 그들의 고통이 느껴진다는 데 있다. 더구나 지아장커는 현실의 범위를 벗어나는 어쩌면 농담같은 장면들을 통해 새로운 경지에 들어간다.


스틸 라이프



* 막 써놓고 보니까 영~ 정리가 안되는 글이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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